잘난 척을 위한 한 줄 요약
다부스(DABUS) 프로젝트는 “AI가 발명을 했다면 특허의 발명자는 사람이어야 하는가, 아니면 AI도 발명자로 인정할 수 있는가”를 전 세계 특허청과 법원에 실제로 물어본 AI 발명자 인정 실험이다.
다부스(DABUS) 프로젝트, AI도 발명자가 될 수 있을까?
먼저, 다부스가 뭔지부터
다부스(DABUS)는 미국의 발명가이자 AI 개발자인 스티븐 테일러(Stephen Thaler)가 만든 AI 시스템 이름이다.
DABUS는 보통 다음 표현의 약자로 소개된다.
Device for the Autonomous Bootstrapping of Unified Sentience
직역하면 꽤 거창하다.
“통합된 지각을 자율적으로 부트스트래핑하는 장치” 정도가 된다.
조금 쉽게 말하면, 테일러 측은 다부스를 인간 발명가의 직접 개입 없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낼 수 있는 창의적 AI 시스템으로 주장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다부스 자체보다, 다부스를 둘러싼 법적 실험이다.
스티븐 테일러와 Artificial Inventor Project 팀은 2019년 무렵 다부스를 발명자로 기재한 특허출원을 여러 나라에 제출했다. WIPO는 이 프로젝트가 DABUS라는 AI 기반 “creativity machine”을 발명자로 기재한 특허출원을 제출했고, AI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공개한 대표 사례였다고 설명한다.
즉, 다부스 프로젝트의 핵심 질문은 이것이다.
AI가 실제로 무언가를 발명했다면, 특허법상 발명자 이름에 AI를 쓸 수 있는가?
다부스 프로젝트는 무엇을 하려 했나
다부스 프로젝트는 단순히 “AI가 똑똑하다”를 보여주려는 기술 시연이 아니었다.
오히려 법 제도에 질문을 던지는 프로젝트에 가까웠다.
특허제도는 전통적으로 “발명자”를 사람으로 전제해왔다.
발명자는 새로운 기술적 사상을 만들어낸 사람이다.
특허를 받을 권리는 발명자에게서 출발한다.
그 권리는 양도되거나 회사에 승계될 수 있다.
출원서에는 발명자를 적어야 한다.
그런데 만약 AI가 인간의 구체적 지시 없이 새로운 발명을 만들어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AI를 발명자로 적어야 할까?
AI의 소유자를 발명자로 적어야 할까?
AI를 만든 개발자를 발명자로 적어야 할까?
AI를 사용한 사용자를 발명자로 적어야 할까?
아니면 그런 발명은 특허를 받을 수 없을까?
DABUS 프로젝트는 이 질문을 이론이 아니라 실제 특허출원으로 밀어붙였다.
한국 특허청도 다부스 관련 PCT 출원이 한국을 포함한 16개국에 출원되었고, AI를 발명자로 기재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한국 특허청은 2022년 9월 28일 해당 출원에 대해 “발명자는 자연인이어야 한다”는 이유로 거절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다부스가 만들었다고 주장된 발명
다부스 프로젝트에서 대표적으로 언급된 발명은 두 가지다.
하나는 프랙털 구조를 가진 식품·음료 용기다.
쉽게 말하면 더 안정적으로 쌓거나 잡을 수 있는 형태의 용기 아이디어다.
다른 하나는 주의를 끌기 위한 신호 장치 또는 라이트 비컨(light beacon)이다.
테일러 측은 이 두 발명이 다부스에 의해 생성되었으며, 전통적인 인간 발명자가 없다고 주장했다.
영국 대법원 사건 설명도 테일러가 다부스가 전통적 인간 발명자 없이 두 발명을 만들었다고 주장한 특허출원 2건이 문제 된 사건이라고 정리한다.
핵심은 발명의 기술적 가치 자체보다, 출원서에 발명자 이름으로 DABUS를 적었다는 점이다.
이것이 전 세계 특허청과 법원에 큰 질문을 던졌다.
왜 발명자 이름이 그렇게 중요할까
특허에서 발명자 이름은 단순한 명예 표시가 아니다.
특허권의 출발점과 연결된다.
일반적으로 발명자가 먼저 권리를 갖고, 회사나 출원인은 그 권리를 양도받거나 승계받아 특허를 출원한다.
예를 들어 회사 연구원이 발명했다면, 발명자는 연구원이다.
회사는 직무발명 규정이나 계약에 따라 특허를 받을 권리를 승계할 수 있다.
그런데 AI가 발명자라면 문제가 생긴다.
AI는 법적 인격이 없다.
AI는 권리를 가질 수 없다.
AI는 권리를 양도할 수 없다.
AI는 서명하거나 계약할 수 없다.
AI는 책임을 질 수 없다.
즉, AI를 발명자로 인정하면 그다음 질문이 바로 따라온다.
AI가 가진 발명자의 권리를 인간이나 회사가 어떻게 넘겨받는가?
이 문제가 다부스 사건의 핵심 쟁점이었다.
대부분의 국가는 어떻게 판단했나
결론부터 말하면, 현재까지 주요 특허청과 법원은 대체로 AI는 특허법상 발명자가 될 수 없다는 방향으로 판단했다.
미국, 영국, 유럽, 한국, 호주 등 주요 관할권에서 다부스를 발명자로 인정하지 않았다.
이유는 대체로 비슷하다.
특허법에서 말하는 발명자는 자연인, 즉 사람이라는 것이다.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은 Thaler v. Vidal 사건에서 미국 특허법의 “inventor” 정의가 “individual”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으며, 이 문맥상 발명자는 인간이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영국 대법원도 2023년 다부스 사건에서 다부스는 사람이 아니며 자연인도 아니므로 영국 특허법상 발명자가 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AP 보도에 따르면 영국 대법원은 AI 시스템이 특허의 발명자로 등록될 수 없고, 현재 법상 발명자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결론냈다.
한국 특허청도 같은 방향이다. 한국 특허청은 다부스 출원에 대해 특허법상 발명자는 자연인으로 보아야 한다는 이유로 거절 결정을 했다.
즉, 현재 제도의 기본 답변은 이렇다.
AI가 발명 과정에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특허출원서의 발명자로 AI를 적을 수는 없다는 것.
국가별 흐름을 간단히 보면
다부스 프로젝트는 여러 나라에서 진행되었고, 결과는 대부분 비슷했지만 몇 가지 예외와 논란이 있었다.
| 국가·지역 | 판단 흐름 |
| 미국 | AI는 발명자가 될 수 없다는 판단 유지 |
| 영국 | 대법원이 AI는 발명자가 될 수 없다고 판단 |
| 유럽 특허청 | 발명자는 인간이어야 한다는 취지로 거절 |
| 한국 | 특허청이 발명자는 자연인이어야 한다며 거절 |
| 호주 | 1심에서 AI 발명자 가능성을 인정했으나, 이후 상급심에서 뒤집힘 |
| 남아프리카공화국 | DABUS를 발명자로 기재한 특허가 등록되어 큰 논란 |
| 일본 | 최근까지 자연인 발명자 원칙을 유지하는 흐름 |
여기서 흥미로운 사례가 남아프리카공화국과 호주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2021년 DABUS를 발명자로 기재한 특허를 등록해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다. 다만 남아공 특허제도는 실체심사가 강하게 이루어지는 구조가 아니라는 점 때문에, 이 결정이 “AI 발명자 인정의 강한 법적 선례”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었다. 남아공 학술 논문도 남아공 특허청이 DABUS를 발명자로 기재한 특허를 허여한 세계 최초 사례로 주목받았지만, 국제 지식재산권 커뮤니티에서는 놀라움과 의구심이 함께 제기됐다고 설명한다.
호주는 1심에서 AI가 발명자가 될 수 있다는 취지의 판단이 나와 큰 관심을 받았다. WIPO Magazine도 호주 연방법원의 판단을 다루며, DABUS가 발명자로 기재된 사건을 소개했다. 그러나 이후 호주 상급심은 이 판단을 뒤집고, 발명자는 자연인이라는 기존 흐름에 가까운 결론으로 돌아섰다.
미국은 왜 AI 발명자를 인정하지 않았나
미국 사건의 핵심은 특허법 문언이었다.
미국 특허법은 발명자를 “individual”이라는 단어로 정의한다.
테일러 측은 이 단어를 넓게 해석해 AI도 포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미국 특허법의 문언과 구조상 발명자는 인간이어야 한다고 보았다. 특히 판결은 “inventor” 정의가 “individual”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고, 대법원 판례상 individual은 보통 인간을 의미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후 미국 연방대법원은 다부스 특허 사건을 심리하지 않기로 하면서, 사실상 하급심 판단이 유지되었다. Reuters도 미국 대법원이 다부스 관련 AI 발명 특허 사건의 심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메시지는 분명했다.
현재 법으로는 AI를 발명자로 적을 수 없다.
다만 AI를 사용한 인간이 실제 발명에 충분히 기여했다면, 그 인간이 발명자가 될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영국 대법원 판단의 핵심
영국에서도 다부스 사건은 대법원까지 갔다.
테일러는 다부스가 발명자이고, 자신은 다부스의 소유자로서 특허를 받을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영국 대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영국 특허법상 발명자는 자연인, 즉 사람이어야 한다고 보았다.
또한 다부스는 법적 권리를 가질 수 없기 때문에, 다부스가 만든 발명에 대한 권리를 테일러에게 이전했다는 논리도 성립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AP 보도에 따르면 영국 대법원은 다부스가 “사람이 아니며, 자연인도 아니고, 관련 발명을 고안하지 않았다”고 판단하면서, 현재 법상 발명자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결론냈다.
이 판단은 다부스 사건이 단순히 “AI가 똑똑한가”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법원이 본 핵심은 이것이었다.
특허법이 말하는 발명자와 특허를 받을 권리의 주체가 누구인가.
유럽 특허청의 입장
유럽 특허청, 즉 EPO도 다부스를 발명자로 인정하지 않았다.
유럽 특허협약(EPC) 체계에서 발명자 지정은 인간 발명자를 전제로 한다는 취지다.
EPO 항고심 결정 J 8/20은 DABUS를 발명자로 지정하려는 출원과 관련해, 인공지능 기계를 발명자로 기재하는 방식이 EPC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EPO 관련 설명 자료는 J 8/20 결정에서 AI 생성 발명의 특허 가능성과 발명자 지정 문제를 구분해 볼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즉, AI가 발명 과정에 관여했다는 이유만으로 그 발명이 무조건 특허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뜻은 아니지만, 출원서의 발명자에는 자연인을 적어야 한다는 구조가 유지된다.
여기서 중요한 구분이 나온다.
AI가 도운 발명은 특허를 받을 수 있는가?
AI 자체를 발명자로 쓸 수 있는가?
첫 번째는 가능성이 열려 있다.
두 번째는 현재 주요 제도에서는 대체로 어렵다.
한국에서는 어떻게 됐나
한국에서도 다부스 출원이 있었다.
한국 특허청은 2022년 9월 28일 다부스 관련 출원을 거절했다.
이유는 명확했다.
발명자는 자연인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 특허청 보도자료는 다부스 출원이 AI 생성 발명에 대한 PCT 출원이며, 한국을 포함한 16개 관할권에 출원되었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한국 특허청은 해당 출원을 “발명자는 자연인이어야 한다”는 이유로 거절했다고 밝혔다.
김앤장 IP 뉴스레터도 한국 특허청 심판 절차에서 신청인이 “다부스가 인간 개입 없이 독립적으로 발명했다”고 주장했지만, 한국 특허청은 현행 특허법상 AI를 발명자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판단했다고 설명한다.
즉, 한국에서도 현재 흐름은 미국·영국·유럽과 같다.
AI를 발명 도구로 사용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특허법상 발명자 칸에는 자연인이 들어가야 한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왜 예외처럼 보일까
다부스 프로젝트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예외가 남아프리카공화국이다.
남아공은 2021년 DABUS를 발명자로 기재한 특허를 등록했다.
이 사건은 “세계 최초로 AI를 발명자로 인정한 특허”처럼 보도되었다.
하지만 해석에는 조심이 필요하다.
남아공은 특허 등록 과정에서 많은 국가처럼 강한 실체심사를 하지 않는 구조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남아공의 등록이 곧 “AI 발명자 지위를 실질적으로 심사해 인정했다”는 의미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남아공 학술 논문도 남아공 특허청이 DABUS를 발명자로 기재한 특허를 허여한 것은 전 세계 지식재산권 커뮤니티에 놀라움과 의구심을 불러왔다고 설명한다. 특히 이미 미국과 유럽 등 주요 특허청이 유사 출원을 거절한 상황에서 나온 결정이었기 때문에 더 큰 논란이 되었다.
즉, 남아공 사례는 중요하지만, “전 세계가 AI 발명자를 인정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보기는 어렵다.
다부스 프로젝트가 던진 진짜 질문
다부스 프로젝트의 진짜 의미는 결과보다 질문에 있다.
현재 주요 특허청과 법원은 대체로 AI를 발명자로 인정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문제가 끝난 것은 아니다.
AI가 점점 더 많은 발명 과정에 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AI가 다음을 할 수 있다고 해보자.
새로운 화합물 후보를 제안한다.
기계 부품 구조를 최적화한다.
회로 설계를 생성한다.
신약 후보를 찾는다.
소재 조합을 탐색한다.
코드를 생성한다.
실험 조건을 추천한다.
이때 인간 연구자는 AI가 낸 후보를 검토하고 실험한다.
그렇다면 발명자는 누구인가?
AI인가?
AI를 만든 개발자인가?
AI를 사용한 연구자인가?
프롬프트를 입력한 사람인가?
실험으로 검증한 사람인가?
회사가 권리를 가져야 하는가?
다부스 프로젝트는 이 질문을 피할 수 없게 만들었다.
WIPO도 AI 발명이 늘어나면서 “발명자”라는 용어를 명확히 해석할 필요가 커졌고, DABUS 사건이 이 쟁점을 부각했다고 설명한다.
AI를 발명자로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
AI 발명자 인정론은 대략 이렇게 말한다.
첫째, 실제 창의적 기여를 한 주체를 솔직하게 적어야 한다.
AI가 실질적으로 발명을 만들었다면, 인간을 억지로 발명자로 적는 것은 부정확하다는 주장이다.
둘째, AI 생성 발명을 보호하지 않으면 공개가 줄어들 수 있다.
특허제도의 목적은 발명을 공개하는 대신 독점권을 주는 것이다.
그런데 AI가 만든 발명에 특허를 줄 수 없다면 기업은 이를 영업비밀로 숨길 가능성이 커진다.
셋째, AI 기반 혁신을 장려해야 한다.
AI가 새로운 기술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 이를 특허제도 안으로 포섭해야 기술 발전을 촉진할 수 있다는 논리다.
넷째, 발명자와 권리자는 구분할 수 있다.
AI를 발명자로 표시하되, 권리는 AI 소유자나 사용자에게 귀속시키는 별도 규칙을 만들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즉, AI 발명자 인정론은 “AI에게 인권을 주자”는 말과는 다르다.
발명자 표시는 사실관계의 문제이고, 권리 귀속은 제도 설계의 문제로 나눌 수 있다는 입장에 가깝다.
AI를 발명자로 인정하면 안 된다는 주장
반대론도 강하다.
첫째, 특허법의 발명자는 사람을 전제로 한다.
현행 법률의 문언, 권리 구조, 서명, 책임, 양도, 직무발명 제도 모두 자연인을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다.
둘째, AI는 법적 권리와 의무의 주체가 아니다.
AI는 권리를 보유하거나 이전할 수 없다.
따라서 AI를 발명자로 인정하면 특허를 받을 권리의 출발점이 불안정해진다.
셋째, 인간의 기여를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
AI 시스템을 만들고, 데이터를 준비하고, 목표를 설정하고, 결과를 선택하고, 실험으로 검증하는 데 인간이 관여한다.
그러면 실제 발명적 기여를 한 인간을 찾아내는 것이 더 타당하다는 주장이다.
넷째, AI 발명자를 인정하면 특허 남발 위험이 있다.
AI가 대량으로 기술 아이디어를 생성하고, 이를 모두 특허화하려 하면 특허 시스템이 과부하될 수 있다.
다섯째, AI를 발명자로 인정하지 않아도 AI 활용 발명은 보호 가능하다.
AI가 도구로 쓰였더라도 인간이 발명적 기여를 했다면 인간 발명자로 출원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현재 주요국 법원은 대체로 이 반대론 쪽에 서 있다.
발명자와 소유자는 다르다
다부스 사건을 이해하려면 발명자(inventor)와 권리자 또는 출원인(applicant/owner)을 구분해야 한다.
발명자는 발명을 한 사람이다.
권리자는 특허를 받을 권리를 가진 사람이나 회사다.
예를 들어 회사 연구원이 발명했다면,
발명자: 연구원
출원인 또는 특허권자: 회사
가 될 수 있다.
다부스 사건에서 테일러는 다부스가 발명자이고, 자신은 다부스의 소유자이므로 특허권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들은 대체로 이 논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AI는 권리를 가질 수 없고, 권리를 양도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즉, “내가 AI를 소유하니 AI 발명의 권리도 내 것”이라는 주장은 현행 특허법 구조에서 쉽게 통과되기 어렵다.
AI가 도구라면 누가 발명자인가
현실적으로 가장 중요한 문제는 다부스처럼 완전 자율 발명을 주장하는 극단적 사례보다, AI가 도구로 쓰이는 일반적 사례다.
예를 들어 연구자가 AI에게 이렇게 요청했다고 하자.
“이 조건을 만족하는 배터리 소재 조합을 찾아줘.”
AI가 후보 100개를 제안한다.
연구자가 그중 3개를 골라 실험한다.
그중 하나가 뛰어난 성능을 보인다.
이 경우 발명자는 누구일까?
현행 제도에서는 보통 인간의 발명적 기여를 따진다.
단순히 AI 버튼을 누른 것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를 정의하고, 조건을 설정하고, 결과를 해석하고, 실험으로 검증하고, 최종 기술적 사상을 완성한 인간은 발명자로 인정될 수 있다.
즉, AI를 썼다는 사실이 곧 인간 발명자를 배제한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인간이 실제로 어떤 창의적·기술적 기여를 했는지가 중요해진다.
다부스 프로젝트와 저작권 논쟁
다부스는 특허뿐 아니라 저작권 논쟁에도 등장했다.
스티븐 테일러는 다부스가 만든 이미지 작품에 대해 저작권 등록을 시도했지만, 미국에서는 AI가 만든 작품에 대해 인간 저작자가 없으면 저작권 보호를 받을 수 없다는 판단이 이어졌다.
Reuters는 2025년 미국 항소법원이 스티븐 테일러의 DABUS가 생성한 예술 작품에 대해 인간 저작자가 없는 AI 생성물은 미국 저작권법상 보호받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보도했다.
2026년에는 미국 연방대법원이 테일러의 AI 생성 저작물 관련 저작권 사건 심리를 거절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Reuters는 대법원이 이 사건을 심리하지 않기로 하면서, AI 기술 DABUS가 만든 시각예술 작품에 대한 저작권 등록 거절 문제가 유지됐다고 보도했다.
이 흐름은 특허와 저작권 모두에서 공통 질문을 보여준다.
창작과 발명에서 인간이 어디까지 필요하다고 볼 것인가?
다부스 프로젝트가 중요한 이유
다부스 프로젝트는 당장 다부스가 특허를 받았느냐보다 훨씬 큰 의미가 있다.
첫째, AI 발명자 문제를 전 세계 법원과 특허청의 실제 쟁점으로 만들었다.
둘째, 각국 특허법이 “발명자는 사람”이라는 전제를 가지고 있음을 드러냈다.
셋째, AI가 발명 과정에 기여할 때 권리 귀속을 어떻게 정할지 논의를 촉발했다.
넷째, 특허제도의 목적이 무엇인지 다시 묻게 했다.
특허제도는 인간 발명가에게 보상하기 위한 제도인가?
기술 공개와 산업 발전을 위한 제도인가?
AI가 만든 발명도 공개를 유도해야 하는가?
AI 시대에 발명자 표시 제도는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
다부스 프로젝트는 이런 질문을 한꺼번에 던졌다.
특허법은 왜 사람 중심일까
특허법이 사람 중심인 이유는 역사적으로 자연스럽다.
발명은 인간의 창의적 활동으로 이해되어 왔다.
특허법은 인간 발명가에게 일정 기간 독점권을 주어 발명을 장려하고, 그 대신 발명의 내용을 공개하게 하는 제도다.
또 발명자는 여러 법적 효과와 연결된다.
발명자 표시
특허를 받을 권리
직무발명 보상
양도 계약
공동발명
모인출원
진정한 발명자 판단
권리 이전
소송상 책임
이 모든 체계가 사람을 기준으로 설계되어 있다.
AI는 이 체계 밖에 있다.
따라서 AI를 발명자로 인정하려면 단순히 출원서 칸에 AI 이름을 넣는 문제가 아니라, 특허법 전체의 권리 귀속 구조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
앞으로 법이 바뀔 가능성은 있을까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방향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한 가지 방향은 현행처럼 AI는 도구이고, 인간 발명자만 인정한다는 방식이다.
이 경우 AI 활용 발명은 인간의 기여를 중심으로 판단한다.
다른 방향은 AI 생성 발명에 별도 권리 체계를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어 AI가 생성한 기술적 아이디어에 대해 기존 특허와 다른 보호 제도를 만들 수 있다.
또 다른 방향은 AI를 발명자로 표시하되 권리는 인간이나 법인에게 귀속시키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 방식은 AI의 법적 지위, 권리 이전, 책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영국 대법원 다부스 판결 이후에도 법률 전문가들은 AI가 점점 더 정교해지는 상황에서 변화가 온다면 법원이 아니라 입법자와 정책결정자가 주도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AP 보도도 전문가 의견을 인용해, AI 시스템이 더 발전할수록 정책 업데이트 필요성이 커질 수 있지만 변화는 사법부보다 정책 영역에서 올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즉, 현재 법원은 “현행법상 불가”라고 답했고, 다음 질문은 입법의 영역으로 넘어가고 있다.
다부스 프로젝트를 비유로 이해해보자
다부스 프로젝트는 학교 과제 제출에 비유할 수 있다.
학생이 과제를 냈는데, 이름 칸에 이렇게 적었다.
작성자: 계산기
제출자: 계산기 주인
선생님은 당황한다.
계산기가 계산을 도왔을 수는 있다.
하지만 과제 작성자로 계산기를 인정할 수 있을까?
계산기가 상을 받을 수 있을까?
계산기가 표절 책임을 질 수 있을까?
계산기 주인이 “계산기가 했으니 나는 작성자가 아니다. 하지만 상은 내가 받겠다”고 말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다부스 사건도 비슷하다.
AI가 발명 과정에 기여했을 수는 있다.
하지만 법 제도는 아직 AI를 발명자라는 법적 지위에 올려놓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기업 실무에서는 무엇이 중요할까
기업 입장에서는 다부스 논쟁을 단순한 뉴스로 넘기면 안 된다.
AI를 연구개발에 활용하는 기업은 다음을 관리해야 한다.
누가 문제를 정의했는가.
누가 AI에 입력 조건을 설계했는가.
누가 결과를 선택했는가.
누가 실험으로 검증했는가.
누가 최종 발명 개념을 완성했는가.
AI 사용 기록은 남아 있는가.
학습 데이터와 도구 사용권은 적법한가.
직무발명 규정은 AI 활용 상황을 반영하는가.
공동연구 계약에서 AI 생성 결과물 권리는 어떻게 정했는가.
앞으로는 “AI가 도와줬다”는 사실보다, 인간 연구자가 어떤 발명적 기여를 했는지 기록하는 것이 중요해질 가능성이 크다.
특허출원 과정에서도 AI가 낸 아이디어를 그대로 적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기술적 문제를 어떻게 정의하고, 어떤 선택과 검증을 통해 발명을 완성했는지를 정리해야 한다.
자주 헷갈리는 포인트
1. 다부스는 ChatGPT 같은 생성형 AI인가?
완전히 같은 범주로 보기는 어렵다. 다부스는 스티븐 테일러가 개발한 창의적 AI 시스템으로 소개되며, 특허·저작권 사건에서는 자율적으로 발명과 창작을 했다는 주장의 대상이었다. ChatGPT 같은 대중형 생성형 AI보다 법적 테스트 사례로 유명해진 시스템에 가깝다.
2. 다부스 프로젝트는 AI가 특허를 받게 하려는 프로젝트인가?
정확히는 AI를 발명자로 기재한 특허출원을 통해, AI가 발명자로 인정될 수 있는지 묻는 프로젝트다. AI가 특허권자가 되는 것과 AI가 발명자로 표시되는 것은 구분해야 한다.
3. AI가 발명자로 인정되지 않으면 AI 활용 발명은 특허를 못 받나?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AI가 도구로 사용되었더라도 인간이 발명적 기여를 했다면 인간을 발명자로 기재해 특허출원을 할 수 있다. 문제는 인간 기여 없이 AI만 발명했다고 주장하는 경우다.
4. 남아공은 AI 발명자를 인정한 것 아닌가?
남아공에서 DABUS를 발명자로 기재한 특허가 등록된 것은 맞다. 다만 남아공 특허제도의 심사 구조 때문에, 이를 주요국 법원처럼 실질적으로 AI 발명자성을 인정한 강한 선례로 볼 수 있는지는 논란이 있다.
5. 다부스 사건의 결론은 무엇인가?
현재 주요국 흐름은 “현행 특허법상 AI는 발명자가 될 수 없고, 발명자는 자연인이어야 한다”에 가깝다. 미국, 영국, 유럽, 한국 모두 이 방향의 판단을 내렸다.
결국 핵심은 이것이다
다부스 프로젝트는 AI가 만든 발명에 대한 특허출원에서 AI를 발명자로 적을 수 있는지를 전 세계에 물어본 사건이다.
스티븐 테일러와 Artificial Inventor Project 팀은 DABUS라는 AI가 인간 발명자 없이 발명을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주요국 특허청과 법원은 대체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현행 특허법에서 발명자는 자연인, 즉 사람이어야 한다는 판단이 우세하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이렇다.
다부스 프로젝트는 AI 시대의 특허법이 아직 “발명은 사람이 한다”는 전제 위에 서 있다는 사실을 드러낸 실험이다.
그렇다고 다부스 논쟁이 끝난 것은 아니다.
AI는 이미 신약, 소재, 반도체, 디자인, 코드, 엔지니어링 설계에서 발명 과정에 깊게 들어오고 있다.
앞으로 중요한 질문은 “AI가 발명자인가”에서 더 현실적인 질문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
AI를 사용한 인간의 기여는 어디까지 발명인가?
AI가 제안한 후보를 선택한 사람은 발명자인가?
AI 개발자와 AI 사용자의 권리는 어떻게 나눌 것인가?
기업은 AI 활용 연구개발 기록을 어떻게 남겨야 하는가?
AI 생성 발명에 별도 보호 제도가 필요한가?
다부스는 이 질문들의 출발점이다.
AI가 발명자가 될 수 있느냐는 질문은 결국 기술 질문이 아니라 법과 제도가 인간의 창의성을 어디까지로 볼 것인가의 질문이다.
참고 자료
- WIPO Magazine / The Artificial Inventor Project
https://www.wipo.int/en/web/wipo-magazine/articles/the-artificial-inventor-project-41111
DABUS를 발명자로 기재한 특허출원과 Artificial Inventor Project의 문제의식을 설명한 WIPO 자료다. - WIPO / AI Inventions
https://www.wipo.int/publications/en/details.jsp?id=4734
AI가 발명 과정에 기여하면서 발명자 개념의 명확한 해석이 필요해졌고, DABUS 사건이 그 쟁점을 부각했다는 점을 설명한 자료다. - Artificial Inventor Project / Patent
https://artificialinventor.com/patent/
DABUS 관련 특허출원의 배경과 프로젝트 측 주장을 확인할 수 있는 공식 프로젝트 자료다. - U.S. Court of Appeals for the Federal Circuit / Thaler v. Vidal
https://law.justia.com/cases/federal/appellate-courts/cafc/21-2347/21-2347-2022-08-05.html
미국 특허법상 inventor는 인간이어야 한다고 판단한 다부스 관련 미국 항소심 판결 자료다. - UK Supreme Court / Thaler v Comptroller-General of Patents, Designs and Trademarks
https://www.supremecourt.uk/cases/uksc-2021-0201
영국 대법원이 DABUS를 발명자로 기재한 특허출원 문제를 다룬 사건 자료다. - European Patent Office / J 0008/20 Designation of inventor/DABUS
https://www.epo.org/en/boards-of-appeal/decisions/j200008eu1
유럽 특허청 항고심에서 DABUS를 발명자로 지정한 출원이 EPC 요건을 충족하는지 다룬 결정문이다. - Korean Intellectual Property Office / KIPO denies DABUS application
https://www.kipo.go.kr/en/BoardApp/UEngBodApp?board_id=kiponews&c=1003&catmenu=ek06_01_01&seq=1734
한국 특허청이 DABUS 출원을 발명자는 자연인이어야 한다는 이유로 거절했다고 밝힌 자료다. - South African Journal of Science / AI inventorship: The right decision?
https://journals.co.za/doi/10.17159/sajs.2021/12509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DABUS를 발명자로 기재한 특허가 등록된 사건의 의미와 논란을 다룬 학술 논문이다.
참고 영상
- DABUS AI Inventor Explained
https://www.youtube.com/results?search_query=DABUS+AI+inventor+explained
DABUS 프로젝트와 AI 발명자 논쟁을 입문자용으로 설명하는 영상을 찾을 수 있는 검색 링크다. - Can AI Be an Inventor? DABUS Case
https://www.youtube.com/results?search_query=Can+AI+be+an+inventor+DABUS+case
AI가 특허법상 발명자가 될 수 있는지, 미국·영국·유럽의 판단을 설명하는 영상을 찾을 수 있다. - DABUS Patent Case UK Supreme Court
https://www.youtube.com/results?search_query=DABUS+patent+case+UK+Supreme+Court
영국 대법원의 다부스 판단과 발명자 개념을 설명하는 영상을 찾을 수 있다. - Thaler v Vidal DABUS
https://www.youtube.com/results?search_query=Thaler+v+Vidal+DABUS
미국 Thaler v. Vidal 사건과 미국 특허법상 발명자 요건을 설명하는 영상을 찾을 수 있다. - AI and Patent Law Inventorship
https://www.youtube.com/results?search_query=AI+and+patent+law+inventorship
AI 활용 발명, 인간 발명자 요건, 특허권 귀속 문제를 설명하는 영상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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